직원에게 회사 돈을 빌려줬는데 아직 갚지 않은 상태에서 퇴사한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마지막 월급이나 퇴직금에서 남은 대여금을 빼고 지급하는 방법부터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직원에게 받을 대여금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마지막 임금이나 퇴직금에서 일방적으로 차감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임금은 원칙적으로 근로자에게 전액 지급해야 하고,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가진 별도의 채권으로 임금채권을 마음대로 상계할 수 없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판례 역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가진 채권으로 임금채권을 상계하지 못하는 것을 원칙으로 보고 있습니다. 법제처
따라서 이 문제는 단순히 "직원이 회사 돈을 안 갚았으니 월급에서 빼면 된다"가 아니라, 마지막 급여와 퇴직금은 정상적으로 정산하면서 남은 직원 대여금을 어떤 방법으로 회수할 것인지를 나누어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원 대여금과 마지막 월급은 서로 다른 돈입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직원 A에게 생활자금으로 500만 원을 빌려주고 매달 일정 금액씩 갚기로 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가 일부만 갚은 상태에서 퇴사를 통보해 대여금 300만 원이 남았습니다. 마침 회사가 A에게 지급해야 할 마지막 월급도 300만 원이라면 회사에서는 서로 같은 금액이니 월급을 지급하지 않고 대여금을 모두 갚은 것으로 처리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대여금 반환채권과 직원의 임금채권은 별개의 채권입니다.
근로기준법상 임금에는 전액지급 원칙이 있고, 법원도 이를 근거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가진 채권과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법제처
"회사 돈을 빌린 사실을 인정했는데도" 마음대로 빼면 안 될까?
여기서 사업주가 가장 혼동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직원이 실제로 돈을 빌렸다는 사실과 회사가 그 돈을 임금에서 바로 공제할 수 있는지는 같은 문제가 아닙니다.
차용증이 있고 계좌이체 기록도 있으며 직원도 대여금 잔액을 인정한다고 해보겠습니다. 이런 자료는 회사가 대여금을 돌려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사실만으로 마지막 월급을 회사가 임의로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즉, "받을 돈이 있는가?"와 "그 돈을 임금에서 일방적으로 빼도 되는가?"를 구분해야 합니다.
과오지급 급여와 직원 대여금은 다르게 봐야 합니다
특히 인터넷에서 임금 상계를 검색하다 보면 "퇴직할 때 초과 지급한 급여를 정산할 수 있다"는 판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계산 착오 등으로 임금이 초과 지급된 경우 일정한 요건 아래 임금이나 퇴직금과 상계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초과 지급과 정산 시기가 합리적으로 밀접하고, 금액과 방법을 미리 알리는 등 근로자의 경제생활 안정을 해칠 우려가 없는 경우 등이 대표적입니다. 법제처
하지만 회사가 직원에게 별도의 목적으로 돈을 빌려준 직원 대여금은 애초에 잘못 지급한 급여를 바로잡는 상황과 성격이 다릅니다.
따라서 "초과 지급한 월급은 정산할 수 있다더라"라는 이유만으로 직원 대여금까지 동일하게 마지막 월급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직원이 동의하면 월급이나 퇴직금에서 빼도 될까?
직원이 자유로운 의사로 상계에 동의한 경우에는 판단이 달라질 여지가 있습니다.
법원은 근로자가 상계 처리에 동의했고,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것이라고 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상계가 허용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한 사례가 있습니다. 직원이 사용자에게 직접 돈을 빌리고 자신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는 데 동의한 사례도 실제 판례에서 다뤄졌습니다. 법제처
다만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단순한 '동의'가 아니라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동의입니다.
퇴사 직전에 회사가 "대여금 공제에 동의하지 않으면 퇴직 처리를 해주지 않겠다"는 식으로 압박하거나, 직원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형식적으로 서명만 받는다면 나중에 동의의 효력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계 방식으로 정리하려면 최소한 남은 대여금 액수, 직원에게 지급할 임금 또는 퇴직금, 실제 상계할 금액, 상계 후 회사가 지급할 잔액 등을 명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예전에 작성한 차용증에 "퇴직하면 남은 돈은 월급에서 공제한다"는 문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안전하다고 단정하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실제 분쟁에서는 합의 내용뿐 아니라 동의가 이루어진 과정과 구체적인 사정까지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퇴사할 때는 먼저 대여금 잔액부터 확정하세요
실무에서는 마지막 월급부터 건드리기보다 직원 대여금 잔액을 먼저 확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 빌려준 금액이 얼마였는지, 지금까지 얼마를 상환했는지, 남은 원금은 얼마인지부터 확인합니다. 이자 약정이 있다면 그 내용과 적용 여부도 차용증이나 대여계약서를 기준으로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 계좌에서 직원에게 돈을 보낸 이체내역, 차용증이나 금전소비대차계약서, 직원이 지금까지 갚은 내역, 문자나 이메일 등 대여 및 상환과 관련된 자료도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1,000만 원을 빌려준 뒤 직원이 700만 원을 갚았다면 "회사에서 예전에 1,000만 원을 지급했다"는 자료만 보관할 것이 아니라 현재 미상환 잔액이 300만 원이라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동의하지 않는다면 급여와 대여금 회수를 분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직원이 남은 대여금 자체는 인정하지만 마지막 월급이나 퇴직금에서 공제하는 데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회사가 "어차피 받을 돈이니 똑같다"고 판단해 임금을 임의로 줄여 지급하기보다는 임금·퇴직금 지급 문제와 대여금 반환 문제를 분리해서 처리하는 방식을 우선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대여금에 대해서는 직원에게 남은 채무액과 상환기한을 확인시키고 별도의 상환 일정을 협의할 수 있습니다. 합의가 된다면 언제까지 얼마를 어떤 계좌로 갚을 것인지 문서로 남겨두는 편이 좋습니다.
직원이 대여 사실이나 잔액을 다투거나 약속한 기한이 지나도 반환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대여계약과 증빙을 바탕으로 민사상 반환청구 절차를 검토해야 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에서도 임금 전액지급 원칙 때문에 사용자의 일방적인 상계가 제한된다고 해서 사용자가 가진 채권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며, 집행권원을 통한 집행까지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법제처
즉 월급에서 마음대로 빼기 어렵다는 것과 회사가 대여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퇴직금도 "회사에 받을 돈이 있으니 안 준다"는 접근은 주의해야 합니다
마지막 월급 대신 퇴직금에서 남은 대여금을 한꺼번에 정리하려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퇴직금 역시 임금의 성질을 가진다는 점에서 사용자가 가진 별도 채권으로 일방적으로 상계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제한해 왔습니다. 법제처
따라서 직원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이 1,000만 원이고 대여금이 400만 원 남았다고 해서 회사가 곧바로 600만 원만 지급하면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직원이 구체적인 금액과 내용을 확인한 뒤 자유로운 의사로 상계에 동의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검토가 가능합니다. 실제로 직원이 회사에서 받은 대출금과 자신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데 동의한 사안에서 그 동의의 자발성 등을 고려해 상계 처리가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법제처
따라서 금액이 크거나 직원과 이미 분쟁이 시작된 상황이라면 단순한 확인서 한 장만으로 처리하기보다 노무·법률 전문가에게 구체적인 계약 내용과 지급 구조를 확인받는 편이 좋습니다.
퇴사 통보를 받았다면 이렇게 정리하면 됩니다
직원 대여금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퇴사 통보를 받았다면 순서를 정해 처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차용증과 송금내역, 기존 상환내역을 확인해 현재 대여금 잔액을 확정합니다. 그다음 마지막 급여와 퇴직금 등 회사가 직원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을 각각 계산합니다.
이후 직원에게 대여금 잔액을 안내하고 상환 방법을 협의합니다. 직원이 임금이나 퇴직금과의 상계를 원하는 경우에는 대상 채권과 금액, 상계 후 지급액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동의 과정도 명확하게 남겨야 합니다.
직원이 상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회사가 일방적으로 마지막 급여에서 대여금을 빼기보다 임금·퇴직금 지급과 대여금 반환청구를 분리하는 방향을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직원 대여금은 급여를 실수로 더 지급한 '과오지급 임금'과 동일한 문제가 아닙니다. 회사가 받을 돈이 명확하게 존재하더라도 임금 전액지급 원칙이라는 별도의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핵심은 간단합니다. 직원이 퇴사한다고 해서 회사의 대여금 채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채권을 이유로 마지막 월급이나 퇴직금을 회사가 임의로 깎아 지급할 수 있다고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먼저 대여금 잔액과 임금·퇴직금을 각각 확정하고, 상계하려면 직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구체적인 동의 여부를 확인하며, 합의가 어렵다면 급여 지급과 대여금 회수를 별도의 절차로 처리하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법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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