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처로부터 계약금을 받은 뒤 상대방 사정으로 계약이 취소됐고, 계약금 전액이 아니라 일부만 돌려준 상황이라면 가장 먼저 돌려주지 않은 금액이 정말 ‘위약금’인지, 아니면 이미 제공한 재화·용역의 대가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계약이 해제되어 실제 재화나 용역의 공급 없이 받게 된 순수한 위약금이라면 일반적으로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 위약금 자체를 공급가액으로 보고 새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은 일반적인 경우와 맞지 않습니다. 국세청 해석에서도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 없이 받는 위약금은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국세법령정보시스템

다만 여기서 끝내면 안 됩니다. 이미 계약금을 받을 때 세금계산서를 발급했다면 기존 세금계산서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가 별도의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계약금 110만 원을 받고 33만 원을 남겼다고 가정해보자

예를 들어 사업자 A가 거래처 B와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고 해보겠습니다.

계약 과정에서 A는 계약금 110만 원을 받고 이에 대한 세금계산서까지 발급했습니다. 그런데 업무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B가 계약을 취소했습니다.

계약서에는 상대방 귀책으로 계약을 취소하면 일정 금액을 위약금으로 한다는 내용이 있었고, 양측은 계약금 가운데 77만 원을 반환하고 33만 원은 위약금으로 A가 보유하기로 했습니다.

이때 흔히 생기는 생각이 있습니다.

“77만 원만 돌려줬으니 세금계산서도 77만 원만 취소하고, 남은 33만 원은 기존 매출로 두면 되는 것 아닐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무실 책상에서 계약서와 서류를 검토하는 업무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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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돈을 얼마나 돌려줬느냐가 아니다

부가가치세에서는 돈의 이름보다 그 돈이 무엇의 대가인지가 중요합니다.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이 되는 공급가액은 기본적으로 재화나 용역의 공급과 대가관계가 있는 금액입니다. 법원 판단에서도 위약금이나 손해배상금이라는 이름만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재화나 용역의 공급과 대가관계가 있는지를 봐야 한다는 취지가 확인됩니다. 국세법령정보시스템

따라서 33만 원을 계약서에서 ‘위약금’이라고 불렀다는 사실 하나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로 아무런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방의 계약 취소 때문에 받는 손해배상 성격의 금액이라면 순수한 위약금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반대로 계약이 취소되기 전 이미 상당한 업무를 수행했고 그 업무에 대한 대가를 33만 원으로 정산한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명칭은 위약금이어도 실질적으로 제공한 용역의 대가라면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국세법령정보시스템

즉, 판단 순서는 이렇습니다.

계약 취소 → 돈 일부를 남김 → 남은 돈의 실질 확인 → 위약금인지 공급대가인지 판단 → 그 결과에 따라 세금계산서 처리

단순히 “얼마를 환불했는가”만 가지고 세금계산서를 맞추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미 세금계산서를 발급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가 실제 업무에서 가장 헷갈리는 부분입니다.

계약금을 받을 당시 세금계산서를 정상적으로 발급했는데 이후 계약 자체가 해제되어 재화나 용역이 공급되지 않게 됐다면, 국세청은 ‘계약의 해제’를 수정세금계산서 발급 사유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계약의 해제로 재화 또는 용역이 공급되지 않은 경우에는 계약해제일을 작성일로 하는 음(-)의 수정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처리합니다. 비고란에는 처음 세금계산서 작성일을 적도록 안내되어 있습니다. 국세청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계약금 중 일부를 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금액을 자동으로 기존 공급대가로 남겨두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계약이 해제되어 당초 예정했던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남겨둔 돈의 실질도 그 공급의 대가가 아니라 계약 위반에 따른 순수한 위약금이라면 ‘당초 거래의 공급대가’와 ‘계약 해제 후 발생한 위약금’을 구분해서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재화나 용역의 공급 없이 받는 순수한 위약금은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 아니라는 국세청 해석과도 연결됩니다. 국세법령정보시스템

따라서 “110만 원 세금계산서를 발급했는데 77만 원만 환불했으니 77만 원짜리 마이너스 세금계산서만 발급하면 된다”라고 금액만 보고 결정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일부 업무를 이미 했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이번에는 상황을 조금 바꿔보겠습니다.

디자인 업체가 거래처와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받았습니다. 이후 거래처가 중도 취소했지만, 디자인 업체는 이미 기획회의를 하고 시안을 제작해 전달했습니다.

양측이 정산하면서 “계약금 가운데 일부는 이미 수행한 업무의 대가로 업체가 가져가고 나머지를 환불한다”고 합의했다면 남겨둔 금액을 전부 순수한 위약금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용역이 제공됐고 그 금액이 용역 제공에 대한 대가라면 부가가치세 과세관계를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그래서 계약서에 적힌 단어보다 다음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계약 취소 전에 실제로 납품하거나 제공한 것이 있는가
  • 남겨둔 금액을 계약서에서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가
  • 계약해지 합의서에서는 해당 금액을 무엇으로 정산했는가
  • 해당 금액이 손해배상인지, 이미 수행한 업무의 대가인지
  • 기존 세금계산서는 어떤 공급을 전제로 발급했는가

특히 실제 업무가 일부 진행된 계약은 단순한 ‘계약금 몰취’ 사례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책상 위 계약서와 계산 자료를 함께 검토하는 업무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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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약금”이라고 계약서에 쓰면 무조건 부가세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 부분도 주의해야 합니다.

거래 당사자가 어떤 돈을 ‘위약금’, ‘보상금’, ‘취소수수료’라고 이름 붙였다고 해서 세법상 성격이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 역시 위약금 명목으로 받은 돈이라도 실질적으로 재화나 용역의 공급과 대가관계가 있다면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국세법령정보시스템

예를 들어 고객에게 이미 일정한 서비스를 제공했고 그 서비스에 대한 금액까지 모두 ‘계약해지 위약금’이라는 이름으로 묶었다면 명칭만으로 비과세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거래처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취소했고, 계약서에 정해진 손해배상 성격의 금액만 남겼다면 순수한 위약금에 가까워집니다.

결국 돈을 받은 원인이 공급인지 계약 위반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실제로 계약이 취소됐다면 이 순서로 확인하자

먼저 계약서의 해제·해지 조항을 확인합니다. 상대방의 취소 사유와 계약금을 반환하지 않을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인지 봐야 합니다.

그다음 계약 취소일까지 실제 제공한 재화나 용역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아무것도 공급하지 않은 경우와 일부 업무를 완료한 경우는 세금 처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반환하지 않은 금액의 성격을 확인합니다. 단순한 손해배상 성격의 위약금인지, 이미 수행한 업무에 대한 정산금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네 번째로 기존 세금계산서를 확인합니다. 계약금을 받을 때 이미 발급했다면 계약 해제에 따른 수정세금계산서 대상인지 검토해야 합니다. 국세청은 계약의 해제로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계약해제일을 기준으로 수정세금계산서를 발급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국세청

마지막으로 계약서뿐 아니라 계약해지 합의서, 입금내역, 반환내역 등도 함께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중에 남겨둔 돈의 성격을 설명해야 할 때 “위약금이라고 불렀다”는 것보다 실제 계약관계와 정산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부가가치세 신고까지 끝난 뒤 계약이 취소됐다면

계약 취소 시점도 확인해야 합니다.

국세청 안내상 수정세금계산서를 발급한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과거 부가가치세 신고를 똑같은 방식으로 다시 고치는 것은 아닙니다. 수정사유와 발생 시점에 따라 처리되는 과세기간과 수정신고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계약의 해제’는 새로운 작성일자가 생기는 수정사유로 안내되고 있으며, 계약해제일이 기준이 됩니다. 따라서 이미 신고가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과거 세금계산서를 임의로 삭제하거나 당초 작성일의 매출을 임의로 줄이는 방식으로 처리해서는 안 됩니다. 국세청

계약해제일이 언제인지, 기존 세금계산서를 언제 발급했는지, 어느 과세기간의 신고까지 완료했는지를 함께 놓고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판단해야 하는 것은 ‘남은 돈의 정체’다

거래처가 계약을 취소해 계약금 일부만 반환했다고 해서, 남은 금액에 무조건 세금계산서를 발급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재화나 용역의 공급 없이 계약 취소 때문에 받는 순수한 위약금이라면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 아닌 것이 기본적인 판단 방향입니다. 반면 위약금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더라도 실질적으로 이미 제공한 재화나 용역의 대가라면 과세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국세법령정보시스템

그리고 계약금을 받을 때 세금계산서를 이미 발급했다면 문제는 한 단계 더 있습니다. 남긴 위약금에 새 세금계산서를 발급할지를 고민하기 전에, 계약 해제로 기존 세금계산서를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환불액만 보고 세금계산서 금액을 맞추기보다 ① 계약이 실제로 해제됐는지, ② 취소 전 공급한 것이 있는지, ③ 남겨둔 금액이 순수한 위약금인지 공급대가인지, ④ 기존 세금계산서를 어떻게 발급했는지를 차례대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특히 계약 취소 전 일부 용역이 이미 제공됐거나 계약금 안에 공급대가와 위약금이 함께 섞여 있다면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계약서와 해지 합의서 및 기존 세금계산서를 기준으로 세무 전문가나 관할 세무서에 개별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