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제 통장은 지금 사용할 수 없으니 이번 월급만 배우자 계좌로 보내주세요”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나 자녀 계좌를 알려주면서 본인이 직접 요청서를 작성해주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 회사 입장에서는 직원 본인이 동의했고 서류까지 남겨두면 괜찮을 것 같지만, 단순히 직원의 요청서나 동의서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가족 명의 계좌에 급여를 송금하는 것은 피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임금에는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2026년 7월 고용노동부 1350 상담에서도 근로자가 본인 계좌의 입금한도 문제로 가족 계좌 송금을 요청하고 요청서·수령확인서를 작성하는 상황에 대해, 개인적인 사유로 합의하더라도 타인 명의 계좌로 임금을 지급한다면 근로기준법 제43조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로 안내했습니다. 고용노동부 고객센터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가족 계좌로 바로 송금하기보다 왜 본인 명의 계좌를 사용할 수 없는지 확인하고, 본인에게 직접 지급할 수 있는 방법부터 검토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직원이 직접 부탁했는데 왜 문제가 될까?

근로기준법 제43조의 중요한 원칙 가운데 하나가 임금의 ‘직접 지급’입니다.

쉽게 말하면 회사가 지급하는 월급이 중간 사람을 거치지 않고 근로자 본인에게 확실하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고용노동부도 임금 지급의 기본 원칙으로 근로자에게 직접,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여기서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직원이 스스로 가족 계좌를 지정했다면 회사가 마음대로 제3자에게 월급을 준 것과는 다르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임금을 직접 지급하도록 하는 취지가 임금이 확실하게 근로자 본인에게 지급되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의 생활을 보장하는 데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근로자가 제3자에게 임금 수령을 위임하거나 대리하게 하는 법률행위도 유효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판례의 설명입니다. 법제처

즉,

“직원이 부탁했다.”

“배우자 계좌니까 괜찮을 것이다.”

“직원이 동의서를 작성했다.”

이 세 가지 사정만 가지고 가족 계좌 송금이 자동으로 안전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직원이 책상에서 급여 관련 서류와 계좌 자료를 확인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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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청서를 받아두면 괜찮은 것도 아니다

사업주가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입니다.

직원이 다음과 같은 내용의 요청서를 작성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본인 사정으로 자신의 계좌를 사용할 수 없으므로 이번 달 급여를 배우자 명의 계좌로 지급해 달라는 내용입니다. 계좌번호와 예금주를 적고 본인 서명까지 받았습니다.

이 정도면 회사에서는 충분한 증빙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요청서가 있다는 것과 임금 직접 지급 원칙을 충족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합니다.

실제로 대법원이 판단한 사건에서도 근로자들이 ‘임금수령 본인동의서(위임장)’ 또는 ‘임금 대리수령 확인서’ 등을 작성해 제출했지만, 제3자에게 지급한 것이 직접 지급 원칙에 위반되는지가 문제가 됐습니다. 대법원은 해당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살핀 뒤 제3자에게 지급한 것으로는 유효한 임금 지급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제처

따라서 회사에서는 “요청서를 받으면 된다”는 식으로 처리 기준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이면 무조건 안 되는 걸까?

여기서는 조금 더 신중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배우자나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상황에서 동일한 결론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고용노동부 상담 안내에서도 질병·사고로 결근 중인 근로자의 요청에 따라 가족에게 지급하는 경우 등과 같이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살펴볼 사항이 언급됩니다. 법원의 판단 역시 단순히 계좌 명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지급 관계와 구체적인 사정을 함께 살핍니다. 고용노동부 고객센터

따라서 회사가 확인해야 하는 질문은 단순히 “가족인가?”가 아닙니다.

왜 본인에게 직접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인지, 그리고 현재 선택하려는 지급 방법이 임금 직접 지급 원칙에 맞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단순한 개인 사정 때문에 “이번 달만 부모님 계좌로 넣어주세요”라고 하는 상황이라면 직원의 요청만 믿고 바로 송금하기보다는 다른 지급 방법을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본인 계좌를 정말 사용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직원에게 본인 명의의 다른 계좌를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표준근로계약서 안내에서도 임금 지급방법을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 또는 ‘근로자 명의 예금통장에 입금’하는 방식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따라서 기존 급여계좌를 사용할 수 없다는 말만 듣고 바로 가족 계좌로 넘어가기보다는 다른 본인 명의 계좌로 받을 수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순서가 좋습니다.

그것도 어렵다면 본인에게 직접 지급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검토해야 합니다.

실제로 2026년 7월 고용노동부 1350 상담에서는 본인 계좌의 입금한도 문제로 가족 계좌 송금을 요청한 사례에 대해, 근로자에게 임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현금수령증을 받는 방법을 권고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제3자 계좌 지급이 불가피한 특수한 사정이 있다면 사업장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용노동부 고객센터

사무실 책상에서 현금 지급과 수령 서류를 함께 확인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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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가족 계좌로 월급을 보냈다면 더 주의해야 한다

이미 송금한 뒤 이 문제를 알게 된 사업주라면 단순히 “직원이 받았다고 했으니 끝났다”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임금 직접 지급 원칙을 위반한 지급은 경우에 따라 회사가 임금 지급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가 다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대법원 판례에서도 제3자에게 임금을 지급했지만 해당 지급을 유효한 임금 지급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고, 해당 사건에서는 직접 지급 원칙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법제처

그래서 이미 가족 계좌로 지급했다면 당시 직원의 요청 내용, 실제 수령 관계, 계좌 명의자와 직원의 관계, 지급 경위 등의 자료를 보관하고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노무 전문가나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특히 같은 방법으로 매달 반복 지급하고 있다면 다음 급여부터 그대로 반복하기 전에 지급 방법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압류 때문에 본인 통장을 못 쓴다는 경우도 바로 송금하면 안 된다

직원이 가족 계좌를 요구하는 이유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압류 등 개인적인 금융 문제인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더욱 “직원이 원하니까 가족 통장으로 보내준다”는 식으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가 임의로 제3자 명의 계좌를 임금계좌처럼 사용하는 것과 법원의 압류명령 등 법적인 절차에 따라 처리하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고용노동부 상담에서도 법원의 판결이나 압류명령 또는 전부명령 등에 따라 채권자인 제3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경우와 근로자의 개인적 사유로 타인 명의 계좌에 지급하는 경우를 구분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고객센터

따라서 직원이 “통장이 압류돼 있으니 아내 계좌로 넣어달라”고 한다면 그 말만 듣고 계좌를 변경하기보다 구체적인 사정을 확인한 뒤 적법한 지급 방법을 검토해야 합니다.

회사에서는 이렇게 순서대로 확인하면 된다

직원이 가족 통장으로 월급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면 바로 계좌번호부터 급여시스템에 등록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본인 명의 계좌를 사용할 수 없는 이유를 확인합니다. 그다음 다른 본인 명의 계좌를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본인 명의 계좌 지급이 어렵다면 본인에게 직접 지급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고, 가족 등 제3자 명의 계좌로 지급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임의로 판단하기보다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 등에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직원이 작성한 요청서 하나를 가족 계좌 지급의 만능 면책서류처럼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결국 요청서보다 ‘누구에게 지급했는가’가 중요하다

직원이 월급을 가족 통장으로 보내달라고 하면서 직접 요청서까지 작성해주겠다고 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거절하기 애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급여는 일반적인 송금과 다릅니다.

근로기준법상 임금 직접 지급 원칙이 있기 때문에 직원의 동의가 있다는 사실만 보고 배우자나 부모 등 가족 명의 계좌로 바로 보내는 방식은 주의해야 합니다. 최근 고용노동부 상담에서도 개인적인 사유로 당사자가 합의했더라도 타인 명의 계좌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고객센터

따라서 본인 명의 다른 계좌 확인 → 본인에게 직접 지급할 다른 방법 검토 → 특수한 사정이라면 관할 노동관서 확인 순서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직원이 요청서를 써주겠다고 하는지가 첫 번째 판단 기준이 아니라, 회사가 근로자 본인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했다는 점을 분명하게 할 수 있는 지급 방법인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